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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카트만두 왕궁 광장과 세계문화유산, 역사, 지진흔적

by thislifejoy 2025. 8. 5.

카트만두 왕궁 광장 관련 사진

 

카트만두 왕궁광장과 세계문화유산

 

 카트만두의 왕궁 광장(Kathmandu Durbar Square)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소로서, 네팔 고대 도시 문명과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공간입니다. 유네스코는 이 광장이 네팔의 종교, 정치, 예술, 건축의 중심지로서 수세기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세계사적 가치를 높이 인정했습니다. 특히 중세 네와르(Newar) 건축 양식으로 세워진 다수의 사원과 궁전은 힌두교와 불교가 혼합된 양식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파고다 형식의 지붕, 세밀한 목조 조각, 전통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은 전통적인 미술과 장인 정신을 상징하며, 동시에 이 지역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을 대변하는 모습입니다. 또한 이 광장은 단일 유적지가 아니라 수십 개의 역사적 건물과 신전, 조각상, 광장들이 유기적으로 진하게 연결된 복합적인 공간으로, 유네스코의 보존 기준에 부합하는 가치 있는 유산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통적인 쿠마리(Kumari) 문화가 지속되는 쿠마리 가르(Kumari Ghar)’ 또한 이 광장 내에 위치해 있어, 유산으로서의 문화적 가치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과 연구자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경관 감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후, 이 지역은 국제적 지원을 받아 보존 및 복원 작업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으며, 문화유산의 지속 가능한 관리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이곳이 고대 유적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가 깃든 살아 있는 유산(Living Heritage)’이라는 점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본질적 의미를 잘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왕궁 광장과 역사

 

 카트만두 왕궁 광장은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장소가 아니라, 수세기 동안 네팔 왕조의 통치와 종교 의식, 대중 생활이 교차한 역사적 중심지입니다. 이곳은 12세기경부터 말라 왕조(Malla Dynasty)의 중심 궁전 기능을 수행했으며, 그 이후 샤 왕조(Shah Dynasty) 초반기까지 왕실 활동의 주요 무대가 되었습니다. 왕들은 이곳에서 즉위식을 거행했고, 왕실의 법정과 행정 기구 역시 이 광장을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특히 한우만 도카(Hanuman Dhoka) 궁전은 말라 왕조의 정치적 핵심이었으며, 광장 한쪽에 자리한 나사르라야(Nasal Chowk)와 바산타푸르(Basantapur) 궁정은 왕가의 의례와 생활이 이루어진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이 광장에 모여 있는 각종 신전과 사당은 단순한 종교적 역할을 넘어서, 정치적 정당성과 통치 권위를 상징하는 왕실의 도구로 중요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왕궁 광장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퍼레이드와 축제, 특히 인드라 자트라(Indra Jatra)는 왕과 신민 간의 연결을 재확인하는 의식으로, 그 상징성이 매우 큰 것입니다. 이곳은 당시 도시국가였던 카트만두의 정치·종교·사회 중심지로서의 기능도 충실하게 수행했으며, 때문에 오늘날에도 많은 네팔인들이 이곳을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의 원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광장 내부에는 다양한 건축 양식이 공존하는데, 이는 각 시대별 정치적인 변동과 왕실의 변화된 취향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단지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현재에도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장소로서의 그 기능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왕궁 광장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카트만두의 정체성과 뿌리를 체감할 수 있는 상징적 장소입니다.

 

왕궁 광장과 지진흔적

 

 20154, 네팔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은 카트만두 왕궁 광장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수백 년을 버텨온 수많은 건축물들이 무너지고 균열되었으며, 특히 역사적 가치가 큰 사원들과 탑들 중에는 그 원형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것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다간(Dagaan) 사원은 완전히 붕괴되었고, 카스타만다프(Kasthamandap) 역시 기초 뼈대만을 남긴 채 처참히 주저앉았습니다.

 지진 이후 광장은 충격의 상징이 되었지만, 동시에 복원의 시작점이기도 했습니다. 네팔 정부와 유네스코, 그리고 다양한 국제 단체들이 손을 잡고 대대적인 복구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복원 과정은 단순한 건물 재건이 아니라, 역사적인 정확성과 전통 기술의 계승을 목표로 심도 깊게 진행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네와르 방식의 벽돌 쌓기, 목조 조각, 석조 기법 등을 최대한 재현해내면서, 현대 공학적 안전 요소도 덧붙여 보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현지 장인들이 중심이 되어 참여한 이 과정은 단순히 유산을 되살리는 차원을 넘어, 기술과 문화의 전승을 이어받아 미래로 이어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광장을 걷다 보면, 여전히 진행 중인 공사 구역이나 새로 쌓인 벽돌의 흔적에서 복구의 역사를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일부 건물은 완전히 복원되어 원래의 영광을 되찾았고, 일부는 단계적으로 복원 중인 모습입니다. 전체적인 복구 작업은 앞으로도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과정은 공동체가 문화유산을 되살리는 희망의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진은 많은 것을 파괴했지만, 그 이후의 복원 노력은 공동체의 회복력과 문화적 자긍심을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소중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